(오늘의 일기) 조용히 나를 바라보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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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조용히 나를 바라보는 밤

by 예 송 2025.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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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상하게 피곤하지 않은데, 잠이 오지 않는다.
하루 종일 몸은 고요하지만, 마음 안에는 아주 작은 파도처럼 잔잔히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다.
생각이 많은 것도 아니고, 고민이 많은 것도 아닌데,
잠이 오지 않고ᆢ마음은 평온하니. 이것도 어쩌면 내게 주어진 쉼의 시간인듯ᆢ

그럴 때 나는 억지로 잠을 청하지 않고,
그저 이렇게 누워서 나와 대화를 나눈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는 그 속에서 많이 버텼다.
산재 이후의 긴 싸움,  공단의 오락가락한 결정들, 그럼에도 하루하루 기록하며 나를 붙잡은 시간들.

예전엔 억울함이 앞섰지만, 지금은 그저 이 아픈손을 어떻게 낫게 할 수 있을지에  집중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불의하고  억울한 시간이 계속될지 모르지만ᆢ
‘이해받지 못한 시간’보다 ‘이겨낸 나’를 바라보게 된다.
세상이 준 상처보다,
그 안에서 자란 나의 단단함이 더 크게 느껴진다.

불안과 피로가 찾아와도, 이제는 휘둘리지 않고
그저 흘려보낼 줄 아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이제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괜찮아, 오늘도 잘 버텨냈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이 평온의 시간들은, 어쩌면 몸과 마음이 천천히 회복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긴장으로 얼어 있던 신경이 풀리고, 새로운 나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순간.

오늘 나는 잠 대신, 나와 함께 조용히 머무른다.
세상과 조금 거리를 두고, 나 자신을 바라보며,
이 밤이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성숙한 나 자신을 마주하며 주님을 만나려고 한다.
그분과 나눌 따뜻한 대화를 기대하며,
눈을 감는다.
조금은 평안하고ㆍ조금은 피곤하다.
그리고 주님 안에서ᆢ따뜻하다.
나는 이시간 아직 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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